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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 (1996, 감독 진가신)은 홍콩의 대표적인 로맨스 영화로, 중국 본토 출신의 두 청춘, 소군(여명)과 이교(장만옥)의 사랑과 인생을 그린다. 제목은 등려군의 노래에서 따왔으며, ‘꿀처럼 달콤하다’는 뜻을 지닌다. 1986년 홍콩을 배경으로, 두 주인공의 만남과 이별, 재회를 통해 사랑과 인연의 애틋함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과 배역, 그리고 주인공들의 인생 행로를 조명한다.
첨밀밀은 1986년 홍콩에서 시작되는 두 중국 본토 출신 이주민, 소군과 이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소군(여명)은 톈진 출신의 순박한 청년으로, 약혼녀 소정과 결혼하기 위해 돈을 벌러 홍콩에 온다. 반면, 이교(장만옥)는 광저우 출신으로 야심 찬 꿈을 품고 홍콩에서 성공을 추구하는 여성이다. 두 사람은 맥도널드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며, 낯선 도시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가까워진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대만 가수 등려군의 노래를 좋아하며, 이 공통점은 그들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한다.
소군은 홍콩의 광둥어와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교는 영리하고 실용적인 성격으로, 소군에게 영어 학원을 소개하며 소개비를 챙기는 등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이들은 함께 등려군의 음반을 팔며 생계를 꾸리려 하지만, 홍콩인들이 본토 출신임을 숨기려는 분위기 속에서 사업은 실패한다. 점차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며 사랑에 빠지지만, 소군에게는 고향에 약혼녀 소정이 있고, 이교는 돈을 벌어 호화로운 삶을 꿈꾼다.
이교는 주식 투자로 돈을 벌려 하지만 실패하고 빚을 지게 된다. 이후 그녀는 마사지숍에서 일하며 조폭 보스 표형(증지위)과 연인 관계가 된다. 표형은 이교를 깊이 사랑하며 그녀를 보호하려 하지만, 그의 위험한 삶은 이교를 불안하게 한다. 한편, 소군은 소정과 홍콩에서 결혼하지만, 이교를 향한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소정과 이혼한다. 두 사람은 소군의 결혼식에서 재회하지만, 이교는 표형과 함께 홍콩을 떠나며 다시 헤어진다.
시간이 흘러 1993년, 표형은 불량배에게 총에 맞아 사망하고, 이교는 비자 문제로 미국으로 추방된다. 소군 역시 고모의 죽음 후 미국으로 이주해 새 삶을 시작한다. 1995년, 등려군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뉴욕 차이나타운의 전자제품 매장 앞에서 두 사람은 운명처럼 재회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는 홍콩의 중국 반환(1997년)을 배경으로, 이주민의 불안정한 삶과 사랑의 엇갈림을 섬세하게 그린다. 등려군의 노래 ‘첨밀밀’과 ‘월량대표아적심’은 두 주인공의 감정을 연결하는 상징으로 작용한다.
첨밀밀의 등장인물들은 주인공 소군과 이교를 중심으로, 조연들의 개성 있는 이야기들이 영화에 풍성함을 더한다. 주요 배역은 다음과 같다:
이 외에도 양배추, 장동조 등 조연들은 각자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영화의 다층적인 매력을 완성한다. 영화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서사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소군과 이교의 인생 행로는 홍콩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꿈과 사랑, 그리고 정체성의 갈등을 겪으며 펼쳐진다. 소군은 톈진의 시골 청년으로, 홍콩에서 성공해 소정과 결혼하려는 단순한 꿈을 품고 온다. 그러나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그는 햄버거 주문조차 힘들어하며, 홍콩의 빠른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다. 이교와의 만남은 그에게 위안이 되지만, 약혼녀와의 약속과 이교를 향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소군의 인생은 충성심과 진정한 감정 사이의 갈림길에서 흔들리며, 결국 소정과의 결혼 후 이혼을 선택하며 이교를 향한 마음을 따른다.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식당에서 일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이교와의 재회로 비로소 완성감을 찾는다. 그의 행로는 순박한 청년이 사랑과 상실을 통해 성숙해지는 과정이다.
이교는 광저우 출신으로, 홍콩에서 성공을 꿈꾸는 야심가다. 그녀는 맥도널드와 꽃집에서 일하며 돈을 모으고,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려 하지만 실패한다. 이교는 홍콩인처럼 보이려 노력하며 본토 출신임을 숨기지만, 소군과의 관계에서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인다. 표형과의 관계는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지만, 그의 위험한 삶은 그녀를 불안하게 한다. 표형의 죽음과 비자 문제로 미국으로 추방된 이교는 여행 가이드로 일하며 새로운 삶을 꾸린다. 그녀의 행로는 야망과 사랑, 그리고 정체성의 갈등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두 주인공의 삶은 1980년대 홍콩의 사회적 배경, 즉 중국 반환을 앞둔 불안과 기회의 땅으로서의 홍콩 드림을 반영한다. 그들은 엇갈린 인연 속에서 사랑과 꿈을 쫓으며, 등려군의 사망 소식을 계기로 재회하며 운명적 사랑을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중국 본토와 홍콩의 문화적 갈등, 이주민의 불안정한 정체성을 겪으며 성장한다. 영화는 그들의 인생 행로를 통해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연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