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2025년 7월 9일,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오후 3시 55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04% 상승한 11만 2,055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1만 2천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5월 22일 기록했던 종전 최고가 11만 1,900달러를 약 한 달 반 만에 경신한 기록이다.

 

 

상승 배경: 금융 시장과 정책의 조화

이번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여러 요인에 의해 촉진되었다. 먼저, 미국 상원이 5월 21일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인 ‘지니어스 액트’를 통과시키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제도적 신뢰를 강화했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명확히 하고, 자금세탁 방지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규제 환경 개선은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를 가속화하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또한, 비트코인은 최근 뉴욕 증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S&P500 지수의 상관계수는 0.72, 나스닥 지수와는 0.68로, 전통 금융 시장의 상승세가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의 무역 낙관론과 관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위험 선호 심리를 부추기며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

기관 주도 상승과 개인 투자자의 낮은 관심

흥미롭게도, 이번 상승세는 주로 기관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비트와이즈의 헌터 호슬리 CEO는 “이번 상승은 개인이 아닌 기관, 자문사, 기업에 의해 이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외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미비한 상황이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한국 내 비트코인 관심도는 작년 12월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관심도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반감기와 ETF: 비트코인 상승의 구조적 요인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상승 동력으로 자주 언급되는 반감기도 이번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2024년 4월 20일, 네 번째 반감기를 통해 채굴 보상이 3.125BTC로 줄어들며 비트코인 공급이 감소했다. 과거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이번에도 유사한 패턴이 관찰되고 있다. 또한, 미국 증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이 급증하며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대선 이후 비트코인 ETF로 약 20억 1천만 달러가 유입되었다.

향후 전망: 지속적인 상승 가능성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상승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김민승 센터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디지털 자산 패권 전략과 브릭스 국가들의 탈달러화 움직임이 비트코인 채택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예측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같은 거시경제적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의 11만 2천 달러 돌파는 가상자산 시장의 성숙과 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전통 금융과의 연계가 만들어낸 결과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아직 저조하지만, 기관 투자와 구조적 요인들이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앞으로의 시장은 규제 환경, 거시경제적 변화, 그리고 기술적 요인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